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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기누스에게 숭고는 "일종의 완벽함 또는 탁월한 표현이고 가장 위대한 시인들과 산문 작가들도 다름 아닌 이것을 통하여 일인자들이 되고 자신들을 위하여 영원한 명성을 얻게 된 것"인데, 이러한 완벽함 또는 탁월함으로서의 숭고는 규칙과 기교보다는 정신의 위대함에 그 본질이 있다. 왜냐하면 우리 마음은 그 본성상 진실로 숭고한 것에 의하여 고양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롱기누스가 말하는 '정신의 위대함', '탁월한 표현'이 무엇이며 어떻게 달성될 수 있는가이다. 즉 시인이 시를 통해 닿고자 하는 숭고한 높이라는 것은 어떤 정신을 의미하는가? 이에 대해 롱기누스는 "자연은 처음부터 무엇이든 위대하고 우리 자신보다 더 신적인 것에 대한 저항할 수 없는 욕구를 우리 마음속에 심어놓았다는 인식이오. ..
롱기누스의 '숭고에 관하여'의 근대 번역이 브왈로에 의해서 처음 시도된 것은 아니었다. 1554년 바젤에서 로베르텔로에 의해 그리스어판이 출판되었으며, 이후 1555년 파울루스 마우티우스의 그리스어판, 1569년 프란시스코 포르투스의 그리스어판이 출판되었지만 모두 별다른 인상을 주지 못했다. 이후 1636년 니꼴로 피넬리의 이탈리아어 번역이, 1652년 존 할에 의해 런던에서 영어 번역본이 출간되었으나 역시 널리 읽히지 못했다. 롱기누스의 이 저작이 널리 퍼지게 된 것은 브왈로의 프랑스어 번역본 때문인데, 이는 브왈로가 '시학(L'art poetique)'을 출판하면서 고전문학의 수사학에 대한 논쟁을 촉발하던 것 같은 해(1674)에 롱기누스의 저작을 번역하여 '숭고와 경이에 대한 소론(Traite du..
쇼펜하우어는 칸트와는 다른 관점에서의 미학을 통해 숭고에 관한 판단이 아닌 숭고 그 자체의 본질을 밝히고자 하였다. 쇼펜하우어의 의지 형이상학의 관점에서 예술과 숭고가 가진 근원적인 의미에 접근해보면, 예술에 대한 이전의 관점, 즉 재현의 기술, 또는 감정적 만족의 대상이라는 의미와는 다른 쇼펜하우어의 예술철학, 즉 개체화된 세계의 형이상학적 인식으로서 예술에 접근할 수 있다. 쇼펜하우어의 예술철학과 숭고론은 그의 의지 형이상학과 밀접한 연관 하에 전개되며, 이념은 표상 세계와 의지 세계를 매개하는 매개자이자 예술이 발견하고 보존해야 할 미적 모범으로서 예술철학과 숭고론에 대한 이해에 있어 선결되는 중요한 개념이다. 쇼펜하우어의 예술철학에서 토대가 되는 주요 인식론적 관점 즉, 이념에 대한 미적 관조와 ..
그리스어로 숭고(hypsos)는 '파토스적으로 격양된 영혼의 고양'을 의미한다. 숭고는 일반적으로 뜻이 높고 고상한 정신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쓰이는데, 이러한 의미의 원천은 고대의 수사학자 롱기누스로부터 비롯된다. 롱기누스는 신적인 완전성을 표현하는 수사(修辭)로서 숭고를 논하는데 여기서 그는 표현의 기교보다는 신적 정신에 닿고자 하는 정신의 높이를 강조한다. 롱기누스는 이러한 숭고의 정신이 청자(聽子)에게 장대하고 놀라운 느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기교적 수사 이상의 수사적 효과를 가진다는 점을 알리고자 하였다. 롱기누스에 의해 수사적 효과를 위한 정신의 조건으로 처음 제안된 숭고 개념은 오랫동안 잊혀 있다가 근대에 이르러 버크에 의해 취미(趣味) 논쟁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다시 소환되어 미학..